
이름을 거북이로 지은 이유는 기왕이면 동물이었으면 했기 때문입니다.
거북이도 인간도 모두 오랜 진화의 역사를 함께 한 지구 위 친구입니다.
때문에 종이 가진 특징, 개체가 가진 유전적 기질 등을 공유하는 면에서 친밀감이 드는 동물이 센터의 이름을 맡아줬음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.
많은 동물 중 왜 거북이냐? 하신다면 가장 심플한 대답은 '좋아해서'겠습니다.
영원성, 지혜, 유영하는 모습, 강인함 등 거북이의 모습을 보면 속으로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.
이러한 혼자만의 내적 친밀감을 이름으로나마 표현하고 싶었습니다.
그래도 조금만 포장을 해보자면 센터를 개소할 때 철학은 흐름과 사랑의 의도입니다.
제가 힘든 순간 저를 위로했던 사실 중 하나는
나는 명사가 아니고 동사에 가깝다
라는 것입니다.
살다 보면 스스로가 마음에 들지 않는 순간, 세상에서 사라지고 싶은 순간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.
저 또한 그런 순간이 있었습니다. 그런 순간을 넘기기 위해서 현재의 고통이 영원하진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.
지금의 못난 내가 내일도 못나지는 않을 거라고 계속 함께 되뇌었습니다.
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같은 사람은 없습니다.
사람은 매 순간 변합니다.
'나'라는 존재가 고정해있지 않고 흐른다
는 사실이 저에게는 큰 위로로 경험되었고 저를 만나는 모든 분들과 이 경험을 나누고 싶어 센터 철학을 흐름으로 했더니 예전에 봤던 바닷속에서 유영하는 거북이 심상이 인식 안으로 떠올랐습니다.
두 번째 센터 철학은 사랑의 의도입니다.
이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계승한 것입니다.
한때 저는 사랑에 관한 한 대단히 겁이 많았습니다.
사랑하니?라는 질문에 사랑이 뭔지 모르겠다고 아마도 높은 확률로 그럴 것 같다는 등 대답 같은 회피를 했던 기억이 스칩니다.
제가 이 길(상담)을 걸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지점은 그저 사랑을 하는 일을 알게 되었고 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.
이 일은 세상의 사랑을 채우는 일이라고 느낍니다.
그렇기 때문에 사랑의 의도를 유지하고 세상을 인식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려고 합니다.
거북이심리상담센터와 만나는 모든 분들에게 사랑이 깃들길 바랍니다.
2025년 12월 31일
센터장 이승현 올림
